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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5. 29. 횡성성당 청년연합미사
청년사목국 작성 16.05.31 11:22 수정 16.06.08 16:54 조회 6,147

2016. 5. 29. PM 7:30
 횡성성당 청년연합미사 사진입니다.^^






















 

성모님께...

따뜻한 햇살이 비추고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입니다.

저희를 지켜보시는 어머니의 눈길과 같이 사랑스러운 날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계절의 하늘은 또한 변덕스럽기도 합니다.

한때 환하게 햇살을 내려주다가 불현 듯 비가 내리기도 하지요.

어머니를 바라보는 저의 눈길과 닮았습니다.

늘 힘들고 지치는 순간에만 저의 눈길은 성모님의 발치에 가서 닿습니다.

평화로운 일상 속에선 그저 제 주위를 감싸고 있는 공기를 잊고 살 듯 어머니를 잊고 삽니다.

그러다 혼란과 불안이 저를 감싸면 저도 모르게 성모님을 찾습니다.

그리곤 그저 달라고만 합니다. 참 철없는 자식입니다.

 

성모님, 저는 나약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십자가 밑의 당신처럼 고통을 바라보며 인내할 줄도 모르며,

이웃의 큰 아픔보다 제 손톱 밑의 가시가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작은 비판이나 상처에도 제 마음은 순식간에 미움으로 가득 찹니다. 겸손하지 못한 탓이겠지요.

 

성모님, 이렇게 부족한 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뒤돌아보고 반성하게 하시고,

부족함을 깨닫게 하심은 어머님의 돌보심이 있기 때문은 아닐런지요.

물론 매순간마다 어머님이 제 곁에 계심을 깨닫고 살지는 못함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철없는 불효자식이 손을 매만지며 가만히... 가만히 타이르시는 어머니의 음성을 언젠간 기억해내듯이
저 또한 삶 속에서 어머니가 돌봐주신 손길을 체험합니다
.

저는 성당을 어릴 때부터 다녔지만 성모님은 그저 예수님의 어머니였을 뿐 저의 어머니가 아니었습니다. 10년쯤 되었을까요.
매우 불안하고 힘든 날이었습니다.

깜깜한 밤에 터덜터덜 성당을 향했는데 웬일인지 성당 정문, 성모님 앞에서 발길을 멈췄습니다.
그렇게 성모님 앞에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원망을 쏟아내며 울고 돌아서는 길에 다시 뒤돌아 본 성모님은

달빛 속에서 여전히 인자로운 모습으로 서 계셨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아주 조금씩, 제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비록 달라고 조르는 음성일지라도 성모님을 부는 날이 많아졌고,

이제는 그래도 조금은 어머니의 사랑을 체험하고 살아갑니다.

 

저는 성모님의 인내를 닮기에는 너무나 나약하고,

성모님의 사랑을 닮기에는 아직은 너무 이기적이고 모자란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런 저라도 돌봐주시는 성모님이 계시기에 먼 훗날 예수님을 뵐 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제 마음이 이를 느끼고 제 머리가 이를 잊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성모님께 이 글을 올리는 이 자리는 청년들이 가득합니다. 아직은 인생의 고달픔도 다 알지 못하고,
예수님의 뜻을 알고 따르기에는 여전히 철없고 미성숙한 저희이지만 주님께서 주신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며,
그 속에서 이웃을 살피는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도록 저희를 이끌어주시고
어머니의 사랑 속에서 따뜻한 마음을 지닌 자녀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돌봐주세요
.

어머니를 닮은 이 아름다운 봄날, 싱그러운 저녁 이 글을 올립니다.

 

(2016. 5. 29. 횡성성당 청년회장 김진희 로사)